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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斷想 -생각나는 대로의 짧은 생각)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

by 원시인공주 2024. 6. 15.

                                                                Photo by Vlad Sargu on Unsplash

 

 

젊은 사랑했던 시가 있다.

그는 다름아닌 유안진 교수의 지란지교[芝蘭之交] 꿈꾸며이다.

지란지교의 뜻은 지초(芝草) 난초(蘭草) 교제라는 뜻으로, 사이의 맑고도 고귀한 사귐을 이르는 ( 네이버사전) 이다.

나에게는 40년지기 친구가 있다.

지난주에 20여년 만에 친구의와 해후邂逅가 있었다.

희긋희긋한 머리가 검은 머리 사이로, 귀밑머리에 소금 후추 뿌려놓은 보이고, 웃으면 눈가에 지어진 주름이며, 처녀적 잘록한 허리에 늘씬한 몸매가 아니라 엄지손가락처럼 짧고 통통한 몸매이지만, 우리는 변한 서로의 모습에서도 옛적 어릴적 모습을 많이 있었다.

누구누구의 아내, 사모님, 아이들의 엄마가 아닌 오롯이 이름을 불러주는 친구

짧은 만남은 다시 그리움이 되어 감명깊은 영화를 후에 잔영이 남듯 오랫동안 만남을 잊을 수가 없다.

 

아내와 친구는 오래 수록 좋다하지 않았는가?

 

오늘 다시 지란지교[芝蘭之交] 꿈꾸게 된다.

 

 

지란지교를 꿈꾸며 /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가까이   살았으면  좋겠다.

비오는 오후나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보일 있고,
악의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생길 필요가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있으면 된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진 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다.
나의 일생에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

우리는 명성과 권세, 재력을 중시하지도
부러워하지도 경멸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보다는 자기답게 사는
매력을 느끼려 애쓸 것이다.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되,
목숨을 거는 만용은 피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우정은 애정과도 같으며,
우리의 애정 또한 우정과 같아서
요란한 빛깔도  시끄러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

우리에겐 다시 젊어질 있는 추억이 있으나,
늙는 일에 초조하지 않을 웃음도 만들어 것이다.

우리는 눈물을 사랑하되 헤프지 않게
가지는 멋보다 풍기는 멋을 사랑하며  
우리는 푼돈을 벌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을 것이며,
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자유로운 모습을 잃치 않고
살고자 애쓰며 서로 격려하리라. .

우리의 손이 비록 작고 여리나,
서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것이며,
우리의 눈에 핏발이 서더라도 총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이 어두워질수록
서로를 살펴 주는 불빛이 되어 주리라.

그러다가 어느 날이 홀연히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를 입게 되리라.
같은 또는 다른 날이라도. ..............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 피어,
맑고 높은 향기로 다시 만나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