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상 (斷想 -생각나는 대로의 짧은 생각)

엄마는 다마고치

by 원시인공주 2024. 2. 24.

 

글을 안 쓴지 한 달도 넘는 시간이 지났다.

호기롭게 새해가 되어서 티스토리에 글을 써야겠다 마음먹고 글 쓰는일에 재미를 붙일쯤 신종플루에 걸려 한 참을 고생을 했다. 열이39도를 오르내리고 열로 인한 온 몸의 통증이 참기 어려웠다. 지구를 삼킨것 같은 목의 통증으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이것이  흔히들 말하는 플루로나( Flurona= flu +Coronavirus)인가 싶다.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누워서 가족들에게 전염이 될까 마스크를 쓰고 혼자 격리에 들어갔다. 

다행히 아들이 집에서 일을 해도 된다며 일하는 틈틈히 나를 돌봐주었다. 열이 39도를 넘고 입맛도 없고 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는 그저 아들이 갖다넣어주는 물과 약과 밥을 먹었는데 시간이 좀 지나서 열이 내리고 약 기운으로 좀 참을만하니

슬슬 배도 고프고 입맛도 돌아왔다. 그렇다고 함부로 방밖으로 나갈 수 가 없으니 필요한 것이 있으면 아들을 불렀다.

일하는 중간중간 짬을 내서 나를 보살피던 아들에게 내가 요구사항을 말했더니 아들의 일과가 바빴던 모양이다.

아들은 한 날, 나에게 "엄마,다마고치같아. 밥도 주고 약도 주고 돌봐줘야하니 말이지 ㅎㅎㅎ”

“그래? 그래도 넌 똥 안치워도 되잖아.” 나의 대답이다.

다마고치: 언제적이야기인가!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다닐무렵에 한 동안 유행했던 디지털 반려동물 키우기 디바이스였다. 그 또래의 아이들이라면 한 개쯤은 갖고 있었고, 학교에서도 이 다마고치를 가져오는것이 문제가 되어 금지령을 내렸다. 그런데 이 디지털 반려동물이 돌봐주지 않으면 그냥 죽어버린다. 아이들은 힘들게 키워놓은 반려동물이 죽는 것을 보지 못해 엄마들에게 맡겨놓고 잘 돌봐달라 부탁한다. 그래서 그 또래의 아이들 엄마들은 다마고치를 가방에 넣고 시장도 가고 친구도 만나고 밥도 먹으면서 아이들 대신 그 다마고치에게 밥도 주고, 똥도치우고, 약도 먹이면서 돌봐 주었다.                    

엄마들에게도 그것이 이야기의 큰 주제가 되곤 했다.

아이의 한 마디가 옛날의 추억을 더듬게 한다.

내가 아이들의 보호자 역할을 했었는데 이제 아이들이 나의 보호자 역할을 할 만큼 훌쩍 커 버렸다.

시간의 흐름이 참빠르다. 

 

이제 다시 글을 써 보자!

 

                                           this image on: Freepik